💬 “수술은 잘 됐다고 했는데, 갑자기 눈이 안 보여요…”
얼마 전 어머니께서 백내장 수술을 받으셨습니다. 수술 다음 날, 세상이 이렇게 밝았냐며 소녀처럼 기뻐하시던 모습에 온 가족이 행복했습니다. 그런데 3일째 되던 날 밤, 어머니께서 갑자기 눈이 너무 아프고 앞이 뿌옇게 하나도 안 보인다고 다급하게 전화하셨습니다. “수술이 잘못된 건 아닐까?”, “이러다 시력을 잃는 건 아닐까?” 온갖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. 다음 날 아침에 가보자는 저희 말에 어머니는 “아니다, 병원에서 이상하면 바로 오라고 했다”며 결국 한밤중에 응급실로 향하셨습니다. 결과는 ‘급성 수술 후 안내염’. 그날 밤 어머니의 단호한 판단이 아니었다면, 정말로 시력을 잃을 뻔했던 아찔한 경험이었습니다.
1. 안내염, 1000명 중 1명의 불청객 (하지만 치명적)

안내염(Endophthalmitis)은 백내장 수술 등 안과 수술 후 눈 내부에 세균이나 곰팡이균이 침투하여 발생하는 매우 심각한 염증성 질환입니다. 현대적인 수술 기법 덕분에 발생 빈도는 0.1% 이하(1,000명 중 1명)로 매우 드물지만, 한번 발생하면 시력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.
안내염은 치료의 ‘골든타임’이 무엇보다 중요한 안과적 응급질환입니다. 증상 발생 후 치료가 몇 시간만 늦어져도 영구적인 시력 손상이나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, ‘지켜보자’는 안일한 생각은 절대 금물입니다.
2.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되는 4가지 초기증상

백내장 수술 후에는 약간의 통증이나 이물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. 하지만 아래와 같은 증상은 정상적인 회복 과정이 아니므로, 즉시 안내염을 의심해야 합니다.
| 핵심 초기증상 | 상세 설명 (정상 회복과 다른 점) |
|---|---|
| 1. 급격한 시력 저하 | 수술 다음 날 잘 보이다가, 갑자기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특징적인 증상입니다. |
| 2. 심한 안구 통증 | 일반적인 욱신거림이 아닌, 눈을 후벼 파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진통제로도 잘 조절되지 않습니다. |
| 3. 심한 충혈 및 부종 | 눈의 흰자위가 새빨갛게 변하고, 눈꺼풀이 퉁퉁 부어 눈을 뜨기 어려워집니다. |
| 4. 눈부심 / 비문증 급증 | 갑자기 빛을 보기 힘들 정도로 눈이 부시고, 눈앞에 날파리나 검은 점(비문증)이 갑자기 수십 개로 늘어납니다. |
3. 의심 즉시 행동! 안내염 대처법 A to Z

만약 위 4가지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난다면, 지금이 새벽이든 주말이든 상관없이 즉시 행동해야 합니다. “내일 아침에 가봐야지”라는 생각이 시력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.
| 단계 | 행동 요령 |
|---|---|
| 1단계: 즉시 연락 | 망설이지 말고 수술받은 병원의 응급 연락처로 즉시 전화하여 증상을 설명합니다. 대부분의 전문 안과는 응급 상황을 위한 연락망을 갖추고 있습니다. |
| 2단계: 응급실 방문 | 만약 수술 병원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, 지체 없이 가까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의 안과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. 동네 의원은 응급 처치가 불가능합니다. |
| 3단계: 정확한 정보 전달 | 응급실에 도착하면 “언제, 어느 병원에서, 어떤 눈을 백내장 수술했는지”, “언제부터, 어떤 증상이 나타났는지”를 육하원칙에 따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. |
4. 최선의 대처는 예방! (수술 후 주의사항)

안내염은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,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. 병원에서 안내받은 수술 후 주의사항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내 눈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.
✅ 안약 점안: 가장 중요한 감염 예방 수단
처방받은 항생제 및 소염제 안약은 의사가 지시한 용법과 횟수, 기간을 반드시 지켜서 점안해야 합니다.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중단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.
✅ 눈 보호: 세수, 머리 감기, 수면 시 주의
수술 후 최소 1~2주간은 눈에 물이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. 세수는 물수건으로 하고, 머리는 뒤로 감는 것이 안전합니다. 잘 때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비빌 수 있으므로, 반드시 플라스틱 안대를 착용하고 자야 합니다.
✅ 금지 행동: 눈 비비기, 음주, 흡연 등
손으로 눈을 만지거나 비비는 행동은 감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어 절대 금물입니다. 또한,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와 흡연은 최소 한 달간 삼가해야 합니다.
전문가의 마지막 체크리스트
- 나는 수술 후 처방받은 안약을 시간 맞춰 정확히 넣고 있는가?
- 나는 잠잘 때 보호용 안대를 착용하고, 눈을 비비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는가?
- 수술 후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나 통증이 생기면 ‘골든타임’을 놓치지 않고 즉시 병원에 연락하거나 응급실에 갈 준비가 되었는가?
- 안내염은 드물지만 ‘나’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응급상황임을 인지하고 있는가?
심층 Q&A: 이것까지 해결해 드립니다
Q. 수술 직후엔 괜찮았는데 며칠 뒤에 안내염이 생길 수도 있나요?
A. 네, 그렇습니다. 급성 안내염은 보통 수술 후 2~7일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. 수술 당일이나 다음 날 괜찮았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되며, 최소 일주일간은 눈의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.
Q. 안내염 치료를 받으면 시력은 100% 돌아오나요?
A. 안타깝게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. 얼마나 빨리 치료를 시작했는지, 감염을 일으킨 균의 독성이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집니다. 골든타임 내에 치료를 시작해도 이전 시력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으며,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시력 저하가 남거나 실명할 수 있습니다.
Q. 수술한 병원이 너무 먼데, 가까운 동네 안과에 가도 되나요?
A. 아니요, 절대 안 됩니다. 안내염은 눈에 직접 항생제를 주사하는 ‘안내 주사술’이나 응급 수술인 ‘유리체 절제술’이 필요한 응급질환입니다. 동네 의원급 안과에서는 이러한 응급 처치가 불가능하므로, 반드시 수술받은 병원이나 대학병원급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.